네가 사라진 지 벌써 몇 달이 지난 걸까. 오키나와에서 돌아온다는 날, 너는 돌연 이곳에서 모습을 감추었지. 난 네가 사라졌다는 말, 절대 믿지 않아. 넌 분명 어딘가에 살아 있어. 단지 터무니없는 일이 생겨버려 돌아오지 못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계절이 바뀌고, 첫눈이 내리고, 새로운 해가 뜨고, 너와 처음 만났던 봄이 다시 오더라도 나는 ...
뮌헨의 거리는 그렇게 사람이 많았다고 할 수 없었다. 하이드리히는 여러 물건이 든 봉투를 들고 바삐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하이드리히는 저를 부르는 듯 해 고개를 돌려 고양이를 찾았다. “냐옹-.”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렸다. 하이드리히는 발밑을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이드리히는 자신의 발 근처에서 금...
어서 오세요, 꽃집 주인이 꽃집 안으로 들어온 에드워드에게 인사를 했다. 에드워드는 안으로 들어와서 쭈뼛쭈뼛 꽃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한참 꽃들을 구경하던 에드워드는 좀처럼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주인에게 눈치를 살짝씩 주고 있었다."저기 이 근처 고등학교 학생이신가요? 교복이…"그 눈치가 부담스러웠는지 주인이 먼저 에드워드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에드워...
린은 복도를 달려갔다.교실들이 일렬로 나열되어있는 흰색 복도를 소년은 멈추지 않고 끝없이 달려갔다.이렇게 달려야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떨어질 것 같았다.얌마― 린!, 멀리서 들려오는 에드워드의 목소리가 하염없이 달리고 있던 그의 정신을 깨웠고 그를 멈춰 세웠다."어…? 에드?"린이 멈추자 에드워드는 린의 근처까지 뛰어와 멈춰 서곤 그의 어깨를 지지대...
눈 앞에 펼쳐진 새하얀 공간, 결코 낯설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장소. 에드워드는 그 공간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언제부터였나, 자신은 어느 순간부터 이 공간에 존재하게 되었나. 금발의 청년은 끝도 없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다. 에드워드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자신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해, 선명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을 했다. "아 그래, 맞아. 그때였지...
한가로운 오후 저녁, 방 안에서는 에드워드가 옷과 한바탕을 벌이고 있었다. 자신의 오른팔인 의수와 왼팔이 서로 길이가 맞지 않았기에 옷 소매를 걷어야 했는지라 에드워드는 소매를 접었다 폈다 했다. "이런 망할 옷 같으니라고!" 결국 잘 안 되었는지 에드워드는 옷을 벗어 바닥에 내팽개쳐버렸다. 그리고 이 광경을 마침 들어온 하이드리히가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 ...
발밑이 가벼웠다, 에드워드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그런 생각에 그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를 지탱하고 있는 바닥이 금이 가 무너졌고, 그는 별다른 저항도 없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는 생각했다. 아 이대로 지옥에 떨어지는 건가, 그게 나에게 걸맞은 결말인 걸까. '그때 일'에 대한 벌을 이제서야 받게 되는 걸까… 형―! 근처에서 알폰스가 에드워드...
하늘에는 가느다란 빗방울이 조금씩 거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막 방금 연구소에서 나온 하이드리히는 우산을 들고 오길 잘했다 생각하며 우산을 쓰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미야옹, 작게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하이드리히는 그 울음소리를 쫓아갔다."고양이…?"쫓아가자 보인 건 종이 상자 안에 넣어져 있는 금빛 털을 가진 작은 고양이였다. 하이드리히는 비에...
이젠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이제 더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혼자서 죽음을 기다리던 그때, 네가 찾아왔어.죽은 내 동생과 같은 얼굴을 한 너를 보며처음엔 동생이 살아 돌아온 건지, 내가 죽은 건지 헷갈렸었지.하지만 너로 인해 난 다시금 살아갈 수 있었어.그렇지만 만약 널 잃게 된다면?너마저 내 곁을 떠나게 된다면?그때 난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그러고 ...
"알, 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붉은 코트를 입고 금발 머리를 세 가닥으로 길게 땋은 소년, 에드워드가 문을 열며 뒤를 돌아봐 말했다. 그러자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 커다란 갑옷을 한, 에드워드의 동생 알폰스가 반응을 보였다."형? 오늘도 산책이야?""응, 머리 좀 식힐까 해서.""그렇구나…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마."에드워드는 알았다는 듯 손을 ...
―저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햇빛을 머금은 듯 빛나는 금발과 금안을 가진,나랑 같은 전공 수업을 듣는 한 학년 위의 선배.그러나 그 사람은 사귀는 사람이 있습니다.저는 그 두 사람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배, 선배, 일어나세요.""우웅… 5분만 더……""그러면 수업 늦어요! 어서 일어나세요!"하이드리히는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에드...
—할로윈,매년 10월 31일 찾아오는 날겨울의 시작이며 '모든 성인의 축일'켈트 인들에게는 한 해의 시작인 새해 첫날.이들 전통에서 내려오는 것이 있다.새해 첫 밤에, 저승의 문이 열린다.그 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이승으로 영혼은 물론 온갖 이상한 것들이 들어온다.나는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콧방귀를 뀌었지.그래, 그 일을 겪기 전까지만…"그럼,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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